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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
개념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허지혜 작가의 지난 몇 번의 전시조차 직접 보지 못한 입장으로서 이 전시에 대해 무엇을 말 할 수 있을까요? 일단 그를 만나는 첫 전시가 이번 알떼에고 에서의 전시인 것이 내게는 무척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작가는 모종의 변화를 겪었고, 이제 그 변화로 인해 필연적으로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미묘한 시기를 기록하는 전시를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물론 이 변화가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천천히 지켜보면 될 일이지만, 일단 지금은 작가의 새로운 작업을 그저 보이는 대로 편견 없이 찬찬히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재료가 가진 투박하고 수수한 물성(matière). 개성적인 조형 방식. 어린 시절 학예회 연극의 무대 장치 같은 천진한 붓질과 색감. 오브제가 만들어내는 휘어지고 기름한 실루엣에서 문득 느껴지는 우울감에 가까운 서정적인 여운. 작가는 예전의 전시에서 만큼 감상자의 실제적 참여를 계획하거나 동선을 계산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업들은 그곳에 그냥 놓여있는 것만으로 자신의 의미를 충분히 구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얼마 전 작가의 배려로 작업실을 방문해 그의 세계를 엿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시라는 절제된 형식 안에서 더욱 빛나는 측면을 가진 작가이기도 하거니와, 작품 제작을 은신처로 삼는 모든 조용한 작가들처럼 대화에는 그다지 능하지 않은 탓에 여러분과 나의 입장은 전혀 다를 것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내 경험을 조금이나마 전해드리자면, 그 곳에는 개념 미술에 대해 내가 가진 편견을 깨는 손맛 가득한 오브제와 회화가 가득했습니다. 예술 창작의 과정에서, 이미지는 상징작용을 거쳐 구체화되는 지점에서 틀림없이 작가의 흔적이 남게 되는 법입니다. 그렇게 작품에 새겨진 허지혜 작가의 ‘손 느낌’이 내게는 어떤 소통의 틈새를 허락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 틈을 파고들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요? 작업실 여기저기에서 담담하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들은 차분하게 스스로의 조형성을 찾아나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 풍경 속에 앉아 있자니, 허지혜 작가의 관념적, 시각적 경험들이 어떤 식으로 그의 작품 속에 녹아드는 지에 대한 힌트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작품의 아이디어와 그 제작 과정 자체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허지혜 작가의 개념적인 작업 매카니즘을 제대로 분석하려는 입장에서는 더욱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관람객에게는 눈앞에 놓인 물질적 결과물로서의 작품이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요컨대, 허지혜 작가의 손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느낌은 (작가가 의도치 않았다고 하더라도) 전체 작품을 관통하는 강렬하고 명확한 자기주장이자, 정해진 컨셉을 성실히 구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입니다.
폭풍우의 밤이 지나고
이젠 다시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입니다. 언젠가 다시 비가 오고 번개가 치는 날이 오겠지요. 늘 같은 듯 비슷한 일상의 풍경은, 사실 한 번도 같은 적 없던 풍경입니다.
허지혜 작가의 예전 전시를 보신 분들께서는, 이 낯설고 매력적인 전시에서 지난 폭풍우가 작가에게 남긴 것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눌변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사랑하는 진지한 작가에게 여러분의 관심과 질문이 늘 환영받으리라 생각합니다.
/먹구름
(ENG)
Her hands
What can I say about this exhibition as a person who does not know exactly about conceptual art and has not even seen the past few exhibitions by Jiieh Hur? First of all, I think it's a great pleasure for me that the first exhibition to meet her is the exhibition here at Altego. Recently, the artist has undergone some kind of change, and due to that change, the artist seems to be inevitably going through a transition period. It's interesting to be able to watch the exhibition recording such subtle times on the spot. Of course, we have to wait and see what this change can mean, but for now, I hope you enjoy the artist's new work without prejudice.
The crude and modest materials used in her artworks, her unique way of sculpting, innocent brush strokes and colors like the stage equipment of a school arts festival play, a lyrical afterglow close to depression suddenly felt in a curved and elongated silhouette... The artist does not plan or calculate the visitor's participation as much as in the previous exhibition. This is because the work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fully embody their meaning just by being placed there.
Not long ago, I visited the artist's studio with the consideration of the artist and got a glimpse of her world. However, she is an artist with a more brilliant aspect within the restrained form of exhibition, and she is not very good at verbal conversations like all quiet artists who regard work as their hideout, so it can be seen that there is nothing different between you and me. Nevertheless, if I were to tell you a little bit about my experiences at that time, her studio was full of sculptures and paintings that broke my prejudice against conceptual art. In the process of art creation, an image must be engraved with traces of the artist at the point where it becomes more concrete after symbolization. Jiieh Hur's "tasty handemade skills" left in her works seemed to open up a small gap for me to communicate with her artwork. Is it possible for me to dig into that gap and get closer to the world of her art? From all over the studio, her calm and witty ideas seemed to be building their own form. Sitting in a landscape like that, I got the impression that I was looking at a hint about how Jiieh Hur's notional and visual experiences melt into her work.
That's right. In fact, looking closely at the idea of the work and its production process itself will be more important from the standpoint of properly analyzing Jiieh Hur's conceptual work mechanism. However, for some visitors, the work as a material outcome in front of them can be attractive enough in itself. I'd like to say this. In short, the unique feeling created by Jiieh Hur's hands is an intense and clear self-assertion that penetrates the entire work the entire artwork (even if the artist did not intend it) and it's an important part that has more meaning than faithfully implementing an already set concept.
After the stormy night
Now it's a dazzlingly clear sky again. Someday, it will rain and lightning again. The same and similar daily scenery is actually a landscape that has never been the same. For those who have seen Jiieh Hur's previous exhibition, please enjoy looking for what the last storm left to the artist here in this unfamiliar and attractive exhibition. Since she loves interaction and communication, I guess your interest and questions about her works will always be welcomed.
/Muggurum